보도자료/논평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 입장문 2021-02-07

정부의 25번째 부동산 정책에 대한 안철수 서울시장 예비후보 입장문

 

저의 부동산 정책 발표가 있은 지 거의 한달 만에 정부가 부동산 공급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그간 24번의 부동산 정책에서는 줄곧 ‘공급’필요성을 부정하더니 임기가 1년 반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외견상 대규모 공급방안을 내놓은 것입니다.

 

그간 정부 여당은 국민들의 당연한 주택마련 꿈까지 투기로 몰았습니다. 

서울시의 주택가격을 3년 반 동안 2배 가까이 급등시켜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날려버렸습니다. 그런데도 정부여당은 제대로 된 반성과 사과도 없더니 ‘공급 쇼크’운운하며 갑자기 보따리를 풀었습니다. 

할 수 있는데 그동안은 뭘 했나, 보궐선거에 임박해 내놓은 선거용 정책 아니냐는 불만이 터져 나오는 이유입니다.

 

그러나 저는 그간 부동산으로 고통받아왔던 서울시민과 국민들의 입장에서 늦게나마 정부가 공급 문제 해결에 나선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합니다. 

아울러 제가 제시했던 공급목표의 실현 가능성도 확인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부의 25번째 주택정책은 여러 문제와 한계점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째, 구체적으로 어디에 짓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습니다. 입지가 빠진 부동산 공급대책은 팥 없는 붕어빵입니다. 

 

정부는 재개발·재건축과 역세권개발, 그리고 준공업지역, 저밀도 지역개발 등을 통해 다양한 지역에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했지만 어디에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구체적인 입지가 없으니, 지금 당장 아무 곳에라도 집을 사야할 지, 기다려야할 지 판단도 어렵습니다. 입지 발표로 인해 나타날 일시적 투기 수요를 피하고 싶었겠지만 명확한 입지 발표 없이는 불안감에 따른 패닉바잉을 진정시킬 수 없습니다. 24번의 헛스윙 뒤에 나온 회심의 대책이라고 보기엔 역부족입니다.

 

둘째, 여전히 민간을 무시하고 정부가 다 하겠다는 ‘부동산 국가주의’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이번 정부 공급대책 역시 공공 주도사업 중심입니다. 이런 부동산 국가주의 방식은 제대로 된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저는 지난 1월 14일에 74.6만호 공급 계획을 밝히면서 공공주도라는 한 가지 방식이 아닌 지역주민의 주거여건을 개선하는데 효과적인 다양한 방법론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주택건설은 기본적으로 민간의 주도로, 주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추진되어야 참여율도 높아지고 사업이 끝난 후 재정착률도 높아집니다. 

이번 정부 발표처럼 공공주도로만 추진된다면 민간이 참여할 기회를 잃어 사업 자체의 성패가 불투명해질 수 있습니다. 

 

셋째, 거래를 극도로 위축시킬 무조건적 현금청산은 재고돼야 합니다

 

정부 방침에 따르면 이번 대책 발표일 이후 취득한 부동산이 공공정비사업에 포함될 경우 아파트 우선입주권 대신 현금으로 청산한다고 합니다. 

공공정비사업 시기도, 예정지도 정해진 것이 없는 상태에서, 무조건적 현금청산은 현 시점에서 주택거래 자체를 극도로 위축시킬 수 있습니다. 

구축 건물은 사실상 거래가 중단되고 현금청산 가능성이 없는 신축 아파트 시장은 폭등할 수 있습니다. 

설 전에, 선거 전에 공급대책을 서두르다 보니 이런 헛발질이 나온 것입니다. 이 문제를 바로잡지 않으면 국민들의 불만과 불안이 터져나올 수밖에 없고, 엄청난 소송과 갈등으로 이어져 공급 역시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습니다. 

한 마디로 적절하지도, 실현 가능하지도 않는 방식입니다.

 

넷째, 개발에 따른 이주수요 폭증에 대비하는 전월세대책이 없습니다.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앞으로 상당한 이주 수요가 발생할 텐데 여기에 따르는 전월세 대책이 전혀 없습니다. ‘닥공(닥치고 공급)’만 있을 뿐입니다. 

이주수요를 흡수할 수 있는 전월세 대책이 없이는 대규모 개발은 전월세 폭등으로 이어지고, 이런 전월세 상승이 주택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개념조차 없는 것 같아 걱정입니다. 

 

다섯째, 양도세 한시적 완화를 통한 단기 공급책이 빠졌습니다.

 

정부가 밝힌 2025년 기한은 준공이 아닌 인허가 완료시점으로 판단됩니다. 그렇다면 당장 집을 사겠다는 수요는 어떻게 할 것입니까? 사실상 유일한 단기공급책은 다주택자의 양도세 부담을 일시적으로 완화해 시장에 내놓게 하는 것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의 조언에도 불구하고 이번 대책에서도 이 방안을 빠졌습니다. 소위 ‘부동산 불로소득’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고집 때문에, 다주택자는 버티고 무주택 실수요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패닉바잉에 가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을 방치해선 안 됩니다.

 

이밖에 가처분소득의 감소와 소비 위축을 초래할 급격한 보유세 인상에 제동도 필요합니다. 이참에, 조세정책을 부동산 정책의 하위 수단으로 오용하는 관행 자체를 뿌리 뽑을 필요가 있습니다.

 

좋은 정책이란 적합성, 실현 가능성, 지속가능성을 갖춘 정책입니다.

 

이번 25번째 대책은 기본 방향성만 맞을 뿐 이 세 가지 측면 모두에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만일 1년 반 밖에 임기가 남지 않은 정부가 구체적 실행방안 없는 이런 허술한 계획을 밀어붙인다면 그렇지 않아도 힘든 시민의 고통만 가중될 것입니다.

 

저는 ‘서울시민이 원하는 곳에, 원하는 주택을 공급한다’는 것을 핵심 기조로 부동산 공약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제가 시장이 된다면 정부와 협력하여 앞서 밝힌 여러 문제점을 반드시 바로잡겠습니다. 신속하게 공급을 늘리고 가수요를 진정시켜 반드시 서민 주거안정을 이뤄내겠습니다. 

공시지가와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증가분과 재산세율을 연동해 세금 폭탄을 막아내겠습니다. 천만 시민이, 5천만 국민 모두가 부동산 때문에 스트레스받으시는 일은 없도록 하겠습니다. 

 

정부의 계획이 더 세밀하게 가다듬어지고, 계획했던 주택공급이 차질 없이 진행되길 바라며, 저 역시 서울시민의 주거환경 개선과 내 집 마련 꿈이 현실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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