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논평

「포스트 팬데믹, 위기인가 기회인가」포럼 안철수 당대표 축사(2020. 05. 26) 2020-05-26


「포스트 팬데믹, 위기인가 기회인가」포럼 

(2020.05.26./09:20) 신라호텔 2층 다이너스티홀


안녕하십니까,

국민의당 대표 안철수입니다. 


오늘 한국일보와 한국포럼이 주관하는 훌륭한 강연 및 토론에 참석하여 직접 듣고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지금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를 휩쓸며 각국의 정치, 사회, 외교, 경제를 근본적인 변화시키며 뉴노멀, 즉 새로운 질서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류사적으로 중요한 시기에, 그간 국가 발전과 사회 통합의 길을 모색하는 데 앞장서 오신 ‘한국포럼’에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는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셨습니다. 


코로나19의 출현과 확산 그리고 대응을 보면, 코로나19는 세계 각국의 총체적인 역량을 드러내는, 일종의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각 국가들이 코로나19 이후의 새로운 질서에 얼마나 능동적이고 효과 있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국가의 장기적인 운명도 결정될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는 코로나19가 만들어 내는 새로운 질서를 그대로 수용하고 그에 맞추어 대응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우리 인류와 지구에 보다 유익한 방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14세기의 흑사병은 결과적으로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시발점이 되기는 했지만, 그 당시의 인류는 정체 모를 전염병의 공포에 떨면서 수동적으로 역사의 강물에 휩쓸려 가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21세기의 우리는 달라야 합니다. 우리는 코로나19의 정체가 무엇인지 눈으로 확인할 수 있고, 코로나19가 가져오는 변화의 흐름을 예측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그 흐름을 우리의 역량으로 조정하고 주도할 수 있다는 믿음과 자신감을 가져야 합니다.


저는 최근에 쓴 책에서 이런 구절로 책을 마무리했습니다. “미래는 피하고 싶은데도 다가오는 두려움이 아니다. 미래는 우리가 가진 생각으로 만들어가는 가능성이며 희망이다. 우리의 생각이 우리의 미래를 만든다.” 이러한 마음과 태도가 포스트 팬데믹을 맞이하는 우리의 기본자세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저는 포스트 팬데믹은 위기이자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전문가들이 탈세계화에 따른 자국 우선주의와 국제 분업구조의 붕괴, 포퓰리즘(인기영합주의) 정치, 큰 정부에 따른 전체주의의 등장, 빅브라더 사회, 언택트 사회에 따른 인간의 소외와 경제사회적 불평등 구조의 심화 등을 우려합니다. 이것은 매우 현실적인 문제이며 위기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많은 기회 요소들이 우리 앞에 있습니다.

대구 코로나19 극복 과정에서 보여주었듯이 높은 시민의식과 공동체 정신이 살아났습니다. 

언택트 사회는 새로운 기술을 촉진시킬 수 있습니다. 

국민에 대한 국가권력의 책임성과 역할이 보다 분명해질 것입니다. 

탈세계화가 진행되는 가운데에서도, 팬데믹 공동 대응의 필요성이 높아져서 인류의 공존과 연대의식을 더욱 강화시킬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여러 과학자들은 기후 위기와 같은 환경문제와 팬데믹의 연관성에 주목하고 있는데, 이러한 환경문제는 한 국가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제적인 연대와 협업이 더 강화될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서 코로나19로 인해 변화되는 환경이 바람직한 것이 아니라면 인위적인 노력을 통해서라도 바꿔내야 하고, 바꿔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국가 역할의 확대가 국민에 대한 손쉬운 통제와 정보 비대칭성의 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강력한 정보 투명성의 확보로써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언택트 사회의 도래가 인간의 소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면, 기술적 측면의 한편에 따뜻한 공동체주의가 자리 잡는 사회구조를 만들어나가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새로운 도전과 응전은 과거의 사고와 대응으로는 어려울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의 변화, 그리고 국민적 역량을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리더십입니다. 

진영을 나눠 편 가르고 싸우기만 하는 진영정치가 아니라,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을 중심에 두는 실용정치로 정치 문화가 바뀌어야 합니다. 이렇게 변화된 정치와 국민통합의 리더십만이 새로운 질서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는 이번 코로나19 사태에 맞서 싸우는 과정에서, 자발적인 국민의 힘을 확인했습니다. 

사태 초기에 건강한 사람은 마스크를 할 필요가 없다는 일부 정부여당과 언론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스스로 판단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음으로써 결과적으로 대규모 지역사회 감염을 막아냈습니다. 

섣불리 언급된 봉쇄론에 상처받으면서도 코로나19의 전국 확산을 막기 위해 자체적으로 지역 이동을 최소화했던 대구 시민들의 모습은 큰 감동이었습니다. 

그런 대구 시민들에게 여러 경로를 통해 응원과 도움을 전했던 전국의 국민들의 모습 속에서, 그리고 죽음의 위협을 무릅쓰고 모여들었던 의료진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포스트 팬데믹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가 우리에게 던지고 있는 과제가 참으로 많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실천의지와 능력입니다. 

할 일을 알아도 하지 않거나 할 수 없으면 소용이 없습니다. 이것이 바로 국가의 실력입니다. 

국가의 실력은 국민통합과 함께 우리 공동체가 갖고 있는 긍정의 에너지를 키우고 확산시킬 때 더욱 커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능동적이고 주체적으로 새로운 기준과 질서를 주도해 나가며 세계 선도국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책임이 정치에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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