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논평

제118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2021-09-09

제118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2021.09.09./09:00) 국회 본청 225호



▣ 안철수 당대표 

□ 국방까지 ‘표퓰리즘’으로 칠갑할 생각인가?

군 내부의 가혹행위를 그려낸 드라마가 화재입니다. 많은 분들이 보셨을 겁니다. 

‘현실 같은 드라마’라고들 합니다.

국방부는 ‘드라마 같은 현실은 없다’라고 반박합니다.


그러나 작품의 주제의식은 생생한 현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국방부가 지난 5월 국회 입법조사처에 제출한 ‘폭행 및 가혹행위 입건 추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군에서 집계된 폭행·가혹행위 입건 건수는 1,010건이라고 합니다. 2016년 820건보다 23% 입건이 늘었습니다.

이를 군내 인권 침해와 범죄가 늘었다고 단순하게 해석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인권 감수성이 높아지면서, 예전에는 참고 넘어가거나 병영 내 어둠 속에 파묻히던 일들이 지금은 널리 드러나고 있는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군 개혁의 첫 번째 단계는 ‘개인의 자유와 인권의 존중’이 정착되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인권과 민주주의, 비폭력과 평등의 시대입니다.

군도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달라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멉니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국민의 눈높이에 부응해야 더욱 신뢰받는 강한 군대가 될 수 있습니다.


적과 싸우면 반드시 이긴다는 자신감은 자발적 의지에서 나옵니다.

군내 폭력 등 병사의 긍지와 사기를 내부로부터 무너뜨리는 일은 한마디로 ‘이적행위’입니다.

군 조직을 보호한다며 이러한 사건을 덮는 ‘책임회피 지휘관’, 신속하고 적절하게 조치하지 않는 ‘무책임 지휘관’은 이적행위를 눈감아주는 것입니다.

이들은 일벌백계로 중징계해야 합니다.


또한 군내에서 각종 범죄가 은폐되었던 근본적인 이유들 중 하나는 군검찰과 군판사가 군 지휘권 체계에 장악되어 있는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성범죄뿐 아니라 가혹행위 등 인권침해 사건도 전시가 아닌 평상시에는 군사 법원이 아니라 민간 법원이 담당하도록 해야 합니다.

21세기에 걸맞은 군 사법체계에 대한 개혁을 통해 군 범죄의 악순환을 끊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군 개혁의 다음 단계는 ‘병영문화를 21세기 패러다임으로 혁신’하는 것입니다.

병역의 신성한 의무가 ‘60만 청년들의 시간 때우기’가 아니라 ‘전문성을 지닌 정예부대의 상호 존중과 신뢰’로 거듭나야 합니다.


이제 전쟁은 몸이 아니라 머리로 싸우는 시대입니다.

이미 군사력은 군인 숫자가 아닌 최첨단 과학무기체계에 기반합니다.

군대는 스텔스 전투기, 드론, 이지스함과 같은 첨단 기술 발전이 가장 빠르게 일어나는 곳입니다.

그리고 군에서 개발된 첨단 기술이 민간에 적용되어 산업 발전에 큰 역할을 한 수많은 사례들이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경우에는 이러한 추세에 맞추어 병역의무를 다하는 군인들이 희망하는 분야의 전문가가 될 수 있도록 투자를 아끼지 않습니다.

그 결과 제대 후에는 전문성을 살려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하는 사례들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우리 군대도 청년들이 시간을 낭비하는 곳이 아니라,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곳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요약하면, 군내 가혹행위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1) 사건을 덮는 지휘관은 일벌백계하고, 

2) 평시에는 군사 법원이 아니라 일반 법원이 담당하게 하며, 

3) 병역의무를 다하면서도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자기개발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할 것입니다.


군내 인권 유린에 대한 즉자적 대안으로 모병제를 거론하는 대선 후보들도 계십니다.

그러나 군 구조개혁과 군 사법체계 개혁 없이 의무복무 군인을 모조리 직업군인으로 바꾼다 한들 병영문화가 달라지거나 강군으로 도약하지 않습니다.


현대전쟁은 대규모 병력싸움이 아닌 최첨단 과학무기로 무장한 강군이 승리하는 시대입니다.

공군과 해군력을 강화하고, 첨단 무기체계 운용을 위해 부사관제를 확대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제가 복무했던 해군의 경우에도 전투함을 움직이는 것은 기술력 있는 부사관의 몫이었습니다.

당장 모병제로의 전환을 주장하기 이전에, 해군과 공군 강화 계획과 첨단 무기체계 도입 계획 등 군 개혁의 청사진을 먼저 제시하고, 필요한 부사관과 병사 등의 병력을 추산해야 합니다. 

그에 따라 적절한 충원방법이 모병제일지, 징병제일지, 아니면 부사관제를 강화하면서 최소한의 징병제의 골간을 유지하는 준모병제일지를 제시하는 것이 국가의 미래를 위한 책임 있는 태도일 것입니다.

군 통수권자로서 국가의 안보와 국방을 책임져야 할 대선주자들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 영역까지 ‘표퓰리즘’으로 칠갑해서는 안 됩니다.



□ 국가재정 흔드는 매표행위는 중단해야 합니다.

한강대교 중 유일하게 통행료를 받고 있는 일산대교가 빠르면 다음 달부터 통행료를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국민연금이 투자해서 가까스로 흑자로 전환시킨 일산대교를 경기도가 매입해서 통행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공짜 마다할 사람 없습니다만, 속으로는 찜찜합니다.

도민의 표를 구걸하기 위해 국민 모두의 미래를 위한 국민연금의 손해와 맞바꾼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머닛돈이 쌈짓돈입니다.

경기도지사는 국민을 졸지에 조삼모사의 원숭이로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공짜 점심은 없습니다.


첫째, 당장 경기도와 김포, 파주, 고양시가 기존 일산대교를 운영하는 회사에 2000억 원의 손실을 보상해 주어야 합니다.

일부 김포시민과 시의원은 “일산대교 무료화는 고맙지만, 김포시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것에 반대한다. 정부와 경기도가 해결하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둘째, 경기도가 전국 지자체 최초로 ‘공익처분’ 선례를 만들어내자, 경남에서도 마창대교 무료화에 대한 요구가 뒤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공정과 평등의 이름으로 전국적으로 포퓰리즘 도미노 현상이 벌어질까 걱정입니다.


셋째, 다수의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도민들을 민망하게 만들었습니다.

일산, 김포 등지의 시민들은 무료화를 주장한 게 아니었습니다.

다른 고속도로에 비해서 요금이 비싸다는 문제 제기를 하셨을 뿐입니다.

수익자 부담 원칙에 따라 통행요금을 합리적으로 조정하자는 요구에 대해 화끈하게 ‘공짜 점심’을 대접한 셈인데, 부끄러움은 합리적인 시민들의 몫이 되어버렸습니다.


가장 큰 부작용은 민간 자본이 국가 인프라 사업에 투자할 이유가 없어져 버릴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민간에서 적자 리스크를 각오한 사업을 흑자로 전환시켜놓고 나니, 지방정부에서 국민을 착취하는 악덕업자로 몰아 사업권을 빼앗으면 앞으로 누가 투자하려 하겠습니까?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은 수레가 소를 끈다는 ‘신박’한 포퓰리즘 이론이었습니다. 이재명 지사는 수레를 끄는 소를 잡아먹자는 ‘신공’ 수준의 메타(변형) 포퓰리즘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표를 위해 국가의 자산을 곶감처럼 빼먹어 나라의 곳간이 바닥나고 있는데, 어떻게 국민의 노후를 책임질 국민연금까지 건드립니까?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부끄럽고, 국민께 죄송합니다.



▣ 권은희 원내대표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는 누구를 위하여 해운법을 개정하려는 것입니까? 해운법 개정안은 현행 해운법에서 정한 내용이나 절차에 따른 합법적인 공동행위를 벗어나 사실상 해운법과 무관하게 이루어지는 불법적인 공동행위까지 공정거래법 적용을 전면 배제하는 내용입니다.

 

현재 공정거래위원회는 한-동남아, 한-중, 한-일 3개 항로에서 선사들 간 운임담합 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한-동남아 항로는 조사를 완료하여 전원회의에 심사보고서를 상정했는데 12개 국적선사, 11개 외국적 선사가 화물운임에 대하여 운임담합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시기적으로 불법행위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인데, 해당 불법행위에 대해 공정거래법 적용을 전면 배제하는 개정안이 논의되는 것이 매우 부적절합니다. 


행정 기본법은 법령을 위반한 행위 후 법령의 변경에 의하여 그 행위가 법령을 위반한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하거나 제재처분 기준이 가벼워진 경우는 변경된 법령을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운법 개정안은 3개 항로에서 선사들 간 운임담합 행위를 무마하기 위한 것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내용적으로는 공정 경쟁을 제한하는 불공정행위를 법이 적극적으로 허용해 주는 것으로 매우 부적절합니다. 해운 산업의 특성상 수급이 비탄력적이어서 일정한 공동행위가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미 그러한 특성을 고려해서 현행 해운법에서도 일정한 요건하에 선사들의 공동행위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넘어선 불공정행위를 전면 합법화하는 것은 선사들의 이익 카르텔을 법으로 인정하는 것입니다. 

 

20년 한국의 수출 순위는 7위로 수출입 활동 기업은 24만 개 사이고 교역액은 9,500억 달러에 달합니다. 선사들의 운임담합 행위에 대해 특히 중소기업들은 화물 적재를 위한 협상력이 현실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제대로 대응하기도 어렵고, 설사 대응한다고 하더라도 선사가 선적 거부 등 보복 조치를 할 경우 전혀 대항할 수 없기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코로나19 이후 해상운임이 4배 이상으로 치솟은 현재의 상황이 향후에는 법 개정으로 선사들의 운임담합행위가 전면 허용되어 계속될 수 있는 것입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위원회는 몇몇 국적선사와 외국적 선사를 위해 시기적으로 내용적으로 부적절하고, 수출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 명백한 해운법 개정안 심사를 중단하길 바랍니다.



▣ 김근태 최고위원

김포지역의 택배 대리점주가 택배 노조 소속 기사들의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극단적 선택을 한지 열흘이 지났습니다.

택배 노조의 목적은 분명했습니다.

대리점주를 내쫓고 대리점을 장악해 성장하는 택배업계의 이권을 독식하려는 것이 그 목적이었습니다.


부당한 단체협약을 강요하고 쟁의행위로 포장한 무리한 파업과 태업으로 대리점주에게 살인적 노동을 강제했습니다.

생계를 위해 대리점 계약을 유지해야만 하는 대리점주에게 배송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전가한 것입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집단 괴롭힘으로 극도의 정신적 고통까지 겪게 만들었습니다.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차별 없이 적용하라’ 택배 노조가 내걸었던 슬로건입니다.

택배 노조는 스스로에게 물어보십시오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차별하는 것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죽음을 조장하는 것이 누구인지 말입니다.


노조 권력의 정점에서 택배 노조의 간부가 그동안 보였던 행태도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택배 노조 간부는 전국을 돌아다니며 대리점의 쟁의활동을 지휘하고 이를 이용해 전국의 대리점주에게 상납금을 받아왔습니다.

새로운 대리점 계약을 자신들이 따내기 위해 다른 지원자들을 협박하며 입찰을 막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노조 가입을 거부하는 비노조 택배기사들을 걷어차는 cctv 영상까지 공개되었습니다.


지난 5월 진보당의 입당운동을 도우며 인터뷰한 그는 ‘출근길에 잠든 아이들을 보며,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고 좋은 세상에서 살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사진 속 그의 가슴팍에 박힌 온갖 배지들이 박혀있었고, 이것은 본인이 사회적 약자이고 사회적 약자를 위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는 언더도그마에 기생하는 조폭 조직의 간부일 뿐이었습니다.

그리고 이 조폭 조직을 키운 것은 대한민국의 비합리적 노동법입니다.


택배 노조가 잔혹한 만행을 저지를 수 있었던 근본적 이유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가지 못해 한쪽으로 극심하게 기울어 버린 대한민국 노동법에 있습니다.

과거 힘없는 노동자들을 위해 허락된 단결권은 이제 기득권 노동자들의 무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 무기로 노동자 간 계급의 성을 쌓고, 성 밖의 노동자를 착취하고 힘없는 자영업자를 죽음으로 내모는데 사용되고 있습니다.


과거 전태일 열사가 자신의 몸을 불사른 이유는 노조에게 지금과 같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쥐여주기 위함이 아니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는 수많은 자영업자들, 끝내 버티지 못한 실업자들, 그리고 수백 장의 이력서를 들고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들이 지금 2021년 대한민국의 또 다른 모습의 전태일입니다.


일부 기득권 노동자들의 권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닌 소외된 노동자들의 삶을 보장할 수 있도록 노동법을 개정을 논의해야 합니다.

시대에 뒤떨어져 신산업의 탄생을 막고 각종 비효율만을 양산해 청년에게 일자리를 빼앗아 가는 각종 규제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야 할 때입니다.

이 시대의 전태일들이 죽음에 내몰리지 않도록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을 할 때입니다.



▣ 최연숙 최고위원

박진규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이 부처 공무원들에게 “대선 공약으로서 괜찮은 느낌이 드는 어젠다를 내라”라고 지시하고 “후보가 확정되기 전에 여러 경로로 많이 넣어야 한다”라며 독촉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는 공무원들에게 대선 공약을 만들라는 말이나 다름없습니다.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은 헌법적 가치입니다. 선거 국면에서는 더욱 엄격하게 지켜져야 합니다. 따라서 혹여라도 선거판에 기웃거리는 공무원이 없는지 철저하게 단속해야 할 이 판국에 박진규 차관은 정반대로 행동한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했는지, 이런 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지 몇 시간 만에 “매우 부적절하다”라고 강하게 질책하고, “차후 유사한 일이 재발하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라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다른 부처에서도 유사한 일이 있는지 살펴보라”라고 지시했습니다. 

당연한 지시입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다른 수많은 사안들과 비교해 볼 때, 대통령께서 보이신 이번 반응, 너무나도 빠르고 즉각적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더 의심스럽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 외에도 여러 부처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대선 시나리오를 짜고, 대선 공약을 발굴하고, 선거 캠프에 줄대기를 한다고 합니다. 이를 뒷받침할 정황도 많습니다. 

여권 대선 캠프마다 현 정부 장·차관 출신 전직 고위 공무원들이 참여하고 있어 이들이 창구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들어 정치인이거나 청와대 출신인 인사가 장·차관 등 고위 공무원에 선임되는 경우가 역대 어느 정부보다도 많았습니다. 대선공약 발굴에 공무원을 동원하는 지금 같은 상황이 이미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겁니다. 


박진규 차관의 사례가 빙산의 일각일 수 있습니다. 

추후에 유사한 일이 더 밝혀진다면 지금의 논란은 더 커지게 될 것이고 청와대와 여권의 책임 또한 더 커지게 될 것입니다. 

청와대는 다른 부처도 살펴보라는 대통령 지시를 즉각 이행해야 합니다. 다른 부처나 다른 공공기관에서 유사한 일이 없는지 당장 살펴보고, 그런 사실이 확인되면 숨기지 말고 국민 앞에 바로 이실직고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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