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논평

제103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2021-06-17

제103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

(2021.06.17./09:00) 국회본청 225호



▣ 안철수 당대표

어제 송영길 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을 들었습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예방도 받았습니다.

공통점은 청년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은 청년 문제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큰 화두입니다.


특히, 송 대표는 지금 상황을 ‘청년재난시대’로 규정했습니다.

청년문제를 종합적으로 다룰 청년특임장관직 설치를 제안하고 청년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자신의 복안도 밝혔습니다.

늦었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진일보했다고 평가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하고 아쉬운 부분들이 많습니다.


먼저 청년재난시대, 청년수난시대를 자초한 자신들의 잘못에 대한 진솔한 사과와 반성이 부족했습니다.

청년 문제를 이 지경이 되도록 만든 원인이 문재인 정권이라는 것도 솔직하게 밝히지 못했습니다.

자신이 속한 586세대 등 기성세대의 기득권 문제라고 정직하게 고백하지도 않았습니다.

이런 자세로는 청년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불가능합니다.

말로는 회초리를 달게 맞겠다고 해도,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른다면 또다시 ‘매 맞을 짓’을 하기 때문입니다.


송 대표는 모든 청년 문제의 근원을 ‘부동산’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주거 문제가 청년의 삶을 옥죄는 큰 원인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우리 청년들이 배우고, 돈 벌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기회, 특히 일자리 기회가 없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문제입니다.

2016년 초부터 올 4월까지 어르신 취업자는 326만 명에서 541만 명으로 215만 명이 늘었습니다.

대부분 임시직이거나 세금으로 만든 일자리입니다.

반면 같은 기간 15~29세 청년 취업자는 387만 명에서 383만 명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청년들이 체감하는 실업률은 40%를 넘어선 지 오래입니다.

이렇게 일자리가 없는데 어떻게 돈을 벌고, 돈을 못 버는데 어떻게 결혼하고 아이 키우고 집을 살 수 있겠습니까?


결국, 청년 문제 해결의 출발점은 좋은 일자리를 늘리는 것입니다.

창업을 하든 취업을 하든, 청년들이 경험을 쌓고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최대한 많이 만들어야 합니다.

여기에 중점을 두지 않고 집 몇 천 채를 청년들에게 시혜적으로 준다고 해 봤자 소수의 ‘로또 청년’들만 만들 뿐입니다.

청년들 사이의 상대적 박탈감만 키울 뿐입니다.

여기에 대해 한 말씀만 드리겠습니다.

“물 한 바가지로 산불을 잡을 수는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여야 기성 정치권 모두에 요청합니다.

청년 문제 해결의 시작은 ‘기회’가 균등하게 보장되고, 기성세대 기득권의 장벽을 낮추는 ‘공정’에서 출발합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공정은 성공으로 가는 개구멍 하나 뚫는 게 아니라, 미래로 가는 제대로 된 튼튼한 사다리를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먹을 생선 한 마리 주는 게 아니라, 청년들이 고기를 잡을 수 있는 넓은 바다와 그물을 마련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지금 우리 청년들의 현실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보여주기식, 생색내기식으로 접근해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청년들 사이의 불평등만 더욱 심화시키는 ‘로또 청년정책’ 대신, 청년들을 위한 기회의 문을 넓히고, 더 균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기성세대의 노동 기득권이 청년의 고용 진입을 얼마나 막고 있는지, 

그리고 그나마 바늘구멍인 청년들의 고용시장 진입 구조는 얼마나 공정한지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반성이 필요합니다.


민간과 시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정부 인식의 전환도 시급합니다.

정부의 역할은 혈세를 동원하여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공공부문 고용 확대로 공공부문의 도덕적 해이와 방만 경영을 불러오는 것도 더더욱 아닙니다.

정부가 세금이나 빚으로 인위적으로 소득을 높여 경제가 성장할 수 있다면, 지구상에 가난한 나라는 하나도 없을 것입니다.


민간이, 특히 기업이 청년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도록, 기업과 시장의 힘을 믿고 정부가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합니다.

지속 가능하고 좋은 일자리는 민간이 만듭니다. 

정부가 해야 할 핵심적인 것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개인과 기업이 자율성과 창의력을 발휘하고 도전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

정부가 모든 것을 간섭하고 낙하산 인사를 하는 관치경제의 구악에서 벗어나고, 규제는 과감하게 폐지해야 합니다.


둘째, 시장에서 불공정 거래 관행이 일어나지 않도록 감시와 처벌을 강화해 공정한 경쟁이 가능한 자유시장 경제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셋째, 실패하더라도 도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면 재도전할 수 있도록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이 중 자유는 정부가 손을 떼는 것이고, 공정과 안전망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현 정부를 비롯한 모든 역대 정부들은 이와는 완전히 반대로 나갔습니다.

자유는 억압하고, 공정과 안전망은 손을 떼고, 방임하고, 투자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잘못된 방향을 고치지도 않고 경제가 살아나기를 바라는 것은 제 얼굴 더러운 줄 모르고 거울만 나무라는 격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민간에게 자유를 주고, 정부는 공정한 시장과 사회적 안전망 만들기에 집중하는 것이 경제를 살리고 일자리를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3대 원칙이며, 제가 지난 10년 동안 이야기했던 ‘공정성장론’의 핵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합니다.


예전에 고 노무현 대통령께서 “다른 거 다 망쳐도 남북 관계 하나만 잘하면 된다”라고 하신 적이 있습니다.

노 대통령의 인품과 업적을 높게 평가하지만 이 말씀에는 동의하기가 어렵습니다.

국정의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겠지만, 대한민국 대통령이 꼭 하나 잘해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청년들에게, 또 힘들고 어려운 국민들에게 더 많은 일할 기회를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안철수와 국민의당은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어, 새 정부가 기회의 정부, 공정한 정부, 희망의 정부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의 힘을 다하겠습니다.



끝으로, 어제 이준석 대표와 회동 후 양당 통합 문제와 관련해 일방적인 해석과 추측들이 있어서 다시 한번 간략히 제 입장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야권이 변해야 하고, 내년에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뤄야 한다는데 양측 사이에 어떠한 이견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 통합된 야당이 지금보다 더 확장성이 넓은 정당이 되어, ‘묻지마 친문’을 제외한 전 국민의 지지를 이끌어내야 한다는데도 서로 공감하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과 목표가 같은데, 큰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시는 것은 통합과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서로가 가진, 정권교체를 위한 최선의 방법론에 차이가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역대 모든 통합과정에서 실무협의를 거쳤던 것 아니겠습니까?

양측 모두 정권교체를 최우선 기준으로 삼고 논의한다는 원칙만 지킨다면, 최선의 방법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저희는, 앞으로 탄생할 통합된 야당이 대한민국 정치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어낼 것인지,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국민의 지지를 받아 압도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집권한다면 성공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풍부한 인적 기반과 미래지향적인 국정철학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인지를 최우선 목표로 삼고 국민의힘과 협상해 나갈 것임을 이 자리에서 밝혀 둡니다.


국민의힘도 국민들이 바라는 진정한 변화는 당대표의 나이가 아니라, 통합과정에서의 구체적인 혁신 의지와 실천 노력으로 평가받을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마시기를 당부드립니다.



▣ 권은희 원내대표

지난 9일 발생하여 17명의 사상자를 낸 건물 붕괴 참사 현장인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이 조폭과 철거왕이 관여된 총체적 비리 덩어리인 상황이 드러나고 있습니다.

사업의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은 한솔기업에 일반 건축물 해체를 맡기고, 이와 별도로 사업자인 조합은 석면과 지장물 해체 공사를 다원이앤씨에 발주했습니다. 그런데 한솔기업과 다원이앤씨는 실제 공사를 백솔건설에 재하도급을 주었습니다. 

건물 붕괴 참사는 불법 재하도급을 받은 업체인 백솔이 철거작업을 하다가 발생하였습니다.

 

불법 재하도급 계약에 조폭 출신으로 알려진 문흥식 전 5·18구속부장자회 회장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문흥식 전 회장은 재개발·재건축 대행업체인 미래로개발이라는 회사를 설립해 광주 동구 학동 3구역 재개발정비조합에 관여했고, 이번 철거건물이 붕괴된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 조합장 선거에 건장한 청년들을 대동해 난입하여 개입하고, 조합장 선거 이후 조합측은 문흥식 전 회장 부인이 맡고 있는 정비회사와 각종 용역계약을 맺었습니다. 


조합으로부터 석면과 지장물 해체공사를 맡은 다원이앤씨는 철거왕으로 불린 이금열 회장이 설립한 다윈그룹의 계열사 다윈이앤씨입니다. 

이금열 회장은 폭력 등 불법행위를 동원해 철거현장을 장악한 용역업체 출신으로 철거업계의 대부입니다. 

유착 정황도 있습니다. 

붕괴 건물은 건축물 관리법에 따라 철거할 때 광주 동구청에 안전계획을 포함한 해체계획서를 제출해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업자인 재개발정비 사업조합은 안전점검표를 빼고 해체계획서만 제출하고, 동구청으로부터 철거허가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70년도에 있을 법한 이권과 불법, 유착 정황으로 생명을 잃는 참사가 발생한 것입니다. 그런데 조합장 선거를 도운 대가로 업자 선정 등에 관여하여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는 문흥식 전 회장이 13일 미국으로 돌연 출국하여 벌써 수사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경찰 부실수사까지 더해지는 처참한 상황이 될 조짐입니다.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 이번 참사에 이권과 불법, 유착으로 관여한 자를 단 한 명도 놓치지 않고 법이 허용하는 가장 중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입니다.



▣ 구혁모 최고위원

어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마들카페의 깜짝 회동 이후 다시 공식적인 만남을 가졌습니다. 

이 자리에서 양당은 통합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습니다. 

이제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통합은 정권교체의 첫 단추를 끼우는 첫 발걸음을 내딛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지난 4월 그 어느 때보다 치열했던 보궐선거를 기억합니다. 

안철수 대표와 오세훈 시장이 이뤄낸 단일화는 우리 헌정사에 유례가 없는 정치적 사건이었습니다. 그만큼 과정도 어려웠기 때문에 당시 많은 국민들께서는 희망보다는 우려를, 기대보다는 걱정을 많이 하셨고 당시 언론에서도 단일화에 관한 결과를 비관적으로 바라봤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뤄냈고, 선거운동 기간 내내 내 선거처럼 오세훈 시장을 도왔던 안철수 대표께서 국민들께 보여줬던 정권교체를 위한 진심은 결국 야권의 대승을 이뤄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정권교체를 위한 첫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늘 한 가지 안타까운 말씀을 드리자면 어제 양당 대표의 만남 이후 또다시 우리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합당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과 해석들이 나왔고 지금 국민들께서는 우려와 걱정으로 우리 양당을 지켜보고 계십니다.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합니다. 

저 또한 이준석 대표를 한때는 강도 높게 비판했었지만, 이제는 미우나 고우나 다시 과거의 동지로 돌아가야 할 때입니다. 

정권교체에 대한 목표가 같다면 정치에는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지도 없다는 게 현실인 것 같습니다. 


당명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당명을 바꿔야 할 것인가 말 것인가에 대한 논란이 있지만 저는 당명 변경 대한 논쟁은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에서 불어오는 세대교체의 열망이 뜨겁습니다. 

당의 정체성과 철학이 중요하지 수시로 간판 바꾸는 것은 기존의 잘못된 구태 정치 문화입니다. 

차라리 이거 고민할 시간에 어떻게 하면 더 많은 국민들께 우리 야권에 손을 들어주실 수 있는지 함께 고민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안철수 대표가 국민들께 보여줬던 단일화의 진정성과 정권교체의 열망은 이번 국민의힘과의 통합과정에서 다시 한번 보게 될 것입니다. 

통합에 있어서 각 당의 이해관계와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오로지 우리의 지상과제인 정권교체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결국, 그것이 우리 국민을 살리는 것입니다. 

우리가 함께하는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정권교체, 셋째도 정권교체입니다. 

무능하고 위선적인 문재인 정부가 망가뜨린 대한민국 이제는 다시 돌려놔야 합니다. 


이젠 우리가 세상에 나갈 수 있습니다. 

당당히 우리의 꿈들을 국민들께 보여줘야 합니다.

그토록 오랫동안 움츠렸던 날개를 하늘로 더 넓게 펼쳐 보이며 정권교체를 향해 함께 비상해야 할 것입니다. 


정권교체를 열망하시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언론인 여러분 국민의당과 국민의힘의 통합을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 최연숙 최고위원

최근 마약류 확산이 심상치 않습니다. 

9일 대검찰청이 발간한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은 전년보다 12.5% 증가해 역대 최고인 1만 8천 명을 기록했습니다. 

올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최근 경찰은 3개월간 집중 단속을 펼쳐 2,616명을 검거했다고 밝혔습니다. 


무엇보다도 청소년들의 마약 불법거래 및 투약이 늘고 있다는 점이 충격적입니다. 최근 검거된 마약류 사범 중 40%가 10대, 20대였습니다. 

10대 청소년들이 병원을 돌아다니며 마약성 진통제를 중복 처방받고, SNS 등을 통해 사고팔거나 직접 투약하는 사례가 계속해서 보도되고 있습니다. 

과거 범죄 집단이나 사회 일각에서 소비하는 것으로 치부되던 마약류가 이제는 청소년에게까지 번진 겁니다. 


그런데도 우리나라의 마약류 관리는 허술하기만 합니다. 

식약처에서 경찰에 수사 의뢰한 사례를 보면 지난해 한 의원은 환자 1명에게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패치를 10개월간 67회에 걸쳐 약 1,965일분을 처방하는가 하면, 또 다른 환자는 역시 10개월 동안 16개 의원을 돌아다니며 펜타닐패치를 134회에 걸쳐 약 3,681일분을 처방받은 사실이 있었습니다. 

식약처에서 운영하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있고,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운영하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가 있었지만, 마약성 진통제의 비상식적인 과처방조차 막아내지 못했던 겁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식약처에서 1년간 전국의 하수처리장을 조사했는데, 57개 하수처리장 전부 마약류가 검출됐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처방되어 조제된 마약류 의약품은 무력 14억 개나 되는데 그중에서 환자가 복용하고 남은 것이 얼마나 되는지, 얼마나 버려지는지, 정부는 가늠도 못하고 있습니다. 

가정에서 사용하고 남은 의료용 마약류의 수거·폐기사업을 하도록 2018년 법이 개정이 되었지만, 이 사업은 법 시행 2년이 지난 지금까지 시작도 못 하고 있습니다. 


마약은 한번 중독되면 벗어나기가 힘듭니다. 

마약으로 멍들어가는 대한민국도 마찬가지입니다. 

지난 4년간 마약류 관리에 허술했던 이 정권이 연장되는 한 이 나라의 미래는 없습니다. 

마약 오염국의 오명을 벗기는커녕 더 깊은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을 구하고, 국민 건강을 지켜야 합니다. 

이는 다가오는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뤄내야 할 또 하나의 이유입니다.



▣ 이태규 최고위원

사법부 수장에 대한 정치적 비판은 쉽지 않습니다. 자칫 3권 분립을 훼손한다는 오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지금 너무나 많은 국민들이 김명수 대법원장에게 “당신은 도대체 누구냐?”라고 묻고 있기에 한마디 하겠습니다.

 

한 나라가 제대로 서려면 국가의 지도자급 인사들이 바로 서야 합니다. 그래야 공직사회가 바로 서고 공동체의 건강한 가치와 규범이 지켜질 수 있습니다. 

특히 대법원장, 감사원장, 검찰총장같이 비리를 척결하고, 인신을 구속할 수 있으며 이해다툼의 시비를 가리는 기관의 책임자들은 일반 공직 윤리 외에 더욱 엄격한 처신과 주변 관리가 요구됩니다. 언행이 일치하고 공평무사(公平無私)하고 공명정대(公明正大)한 자세로 사회적 존경의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김명수 대법원장은 존경은커녕 ‘침묵의 명수’라며 시중의 조롱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반칙의 명수’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침묵의 명수’라는 말은 처음 듣습니다. ‘침묵의 명수’라는 비유에는 ‘반칙과 편법의 명수’ ‘거짓말의 명수’라는 비난과 비웃음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김 대법원장은 그동안 공관 호화 리모델링과 예산 무단 사용, 아들 부부의 공관 거처, 임성근 판사 탄핵과 사표 수리 과정에서 밝혀진 거짓말, 그리고 이번에 드러난 재판 당사자이자 이해충돌 대상인 며느리 회사 사람들의 공관 만찬 등 상상을 뛰어넘는 바닥 수준의 윤리의식을 보여주었습니다.

 

4년 전 대법원장 지명을 받은 날 대법원을 방문하면서 공무가 아니기 때문에 관용차가 아닌 시외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왔다는 신선했던 행동은 한마디로 국민을 속이려는 ‘쌩쇼’였던 것입니다. 그런 이중인격으로 어떻게 공정한 재판을 해왔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정도면 조국 전 장관과 반칙왕과 내로남불 챔피언 타이틀을 놓고 겨루어 볼 만합니다. 

 

국민 상식과 윤리 수준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자격 미달 대법원장의 존재는 국가적으로 불행한 일입니다. 사실관계가 이렇다면 수치심을 알고 스스로 진퇴를 결정해야 합니다. 상황을 모면하고 버티려는 침묵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본인 명예와 사법부 신뢰는 그만큼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침묵하며 버티면 위기를 모면하고 임기를 채울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그것으로 인해 더 큰 치욕과 불명예로 우리 사법사에 기록된다는 점도 함께 알아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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