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논평

한반도의 봄은 말로 찾아오지 않는다. 2020-09-23

한반도의 봄은 말로 찾아오지 않는다.



어제 문재인 대통령은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종전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협력을 호소했다. 종전선언을 매개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내고, 이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가져오겠다는 구상인 셈이다.


하지만 기조연설에서 드러난 대통령의 현실 인식은 지나치게 이상주의적이다. 현 정부 들어 일관되게 펼쳐 온 ‘대화 기조’가 가져온 파탄적 결과는 철저히 외면한 채 공허한 평화만을 외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지난 6월 남북대화의 창구이자, 소통의 상징인 개성연락사무소가 북한의 야만적 행위로 폭파되었다. 동시에 북한은 9.19 군사합의를 백지화시켜 남북공동선언에 담긴 화해 협력의 정신을 훼손시켰다. 

결국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고, 국민들은 북한의 비상식적인 행위에 실망과 배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이러한 현실에도 대북정책에 대한 새로운 모색 없이 실패한 정책을 계속해서 추진하겠다는 것은 어리석은 아집일 뿐이다. 


정부의 노력으로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북한의 변화가 무엇이 있는가. 

비핵화의 아무런 진전도 없고, 적대적인 군사 관계도 그대로이며, 심지어 기본적인 남북 간의 대화와 소통 채널도 차단되지 않았는가.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은 한쪽의 일방적인 인내가 아닌 쌍방의 노력과 약속이행에서 나온다. 아무리 우리가 대화의 손길을 내밀고 비핵화를 요구하여도, 북한이 지금과 같은 기만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실질적인 비핵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백약이 무효한 것이다. 평화는 구걸이 아니다. 


올해로 남북전쟁이 발생한 지 70주년이다. 1953년 정전체제가 이 땅을 양분한 이후로 남북은 늘 전쟁 위협이 상존하는 긴장 상태를 유지해 왔다. 

진정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는 종전선언에 앞서 우선 고착화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시키는 것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또한 관념적인 평화구호가 아닌 ‘how(어떻게)’라는 현실주의적 인식을 토대로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하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한다. 


아테네 민주정치의 전성기를 이끈 지도자인 페리클레스는 ‘진정한 행복은 평화에 있으며 평화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대통령은 남북관계의 현실을 냉정히 진단하고 더 이상 남북관계가 이상주의자들의 놀이터가 되지 않도록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 



2020. 09. 23.


국민의당 수석부대변인 홍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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